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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Story/Long 2019. 10. 25. 00:38
짧은 기사였다. 영국에서 발견된 트럭에서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이 됐고 그 컨테이너 안에는 39명의 중국인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. 하지만 요즈음 중국인에 대한 인식이 그렇듯 사람들은 원색적인 혐오 발언과 함께 죽게 되어 다행이라는 등 여러 가지 악담을 퍼부었다. 그러던 중 위의 한 댓글을 보게 되었다. 삶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찰 그리고 그런 시각 위에서 피어난 진정한 의미의 연민과 동정. 나는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좋다. 기본적으로 이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. 나 하나만을 생각하며 살지 않고 잠깐 쉬어가며 뒤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. 그런 사람이 좋다. 요새 살다 보니 하도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지 더욱더 댓글이 따뜻하게 느껴진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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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Story/Long 2019. 10. 20. 02:37
며칠 전에 지하철역에서 있었던 일이다. 나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고 내 앞에는 3~4살로 보이는 귀여운 꼬마 남자애가 있었다. 내려가던 도중 남자애는 지하철이 온다며 엄마 손을 잡고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. 그 말을 듣고 나도 황급히 밖을 쳐다봤지만 기차는 코 빼기도 찾을 수 없었다. '애기가 장난쳤구나' 속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천천히 쉬엄쉬엄 내려가던 중 어느 순간부터 기차가 보이기 시작했다. 애기는 키가 작았기 때문에 키가 큰 나보다 훨씬 먼 곳을 볼 수 있었고 그 결과 들어오던 기차 또한 볼 수 있던 것이다. 맞아. 키가 크면 보지 못하는 것. 높은 위치에 있으면 절대 볼 수 없는 것. 때로는 낮은 것이 높은 것보다 값진 경우가 있는 법. 아니 애초에 높고 낮음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것. 오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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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Story/Long 2019. 10. 18. 21:16
술을 거하게 마셨다. 새벽까지 이런저런 만담을 나누다 시계를 확인하니 어느덧 동이 틀 무렵이다. 다들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며 각자의 택시를 타고 어찌어찌 집으로 갔지만 나는 택시비 5천원이 아까워 강북에서부터 강남 저 밑에까지 술에 쩔은 몸을 이끌고 아직 등을 켜지도 않은 버스 한 구석에 몸을 던진다. 내 인생은 떨어지는 낙엽처럼 바스락하다. 마치 지금 기대고 있는 창문처럼 고요하고 차갑다.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별 거 아닌데. 버스도 돈 3천원인데.. . 삶의 비참함을 외면하는 학문은 얼마나 무기력한가 내가 공부하는 학문 이게 실생활에 어떤 의미가 있나 인류의 발전엔 그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순 있겠지 하지만 이게 삶의 구렁텅이에서 헤매고 있는 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의 삶을 바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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