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tory/Shor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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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6Story/Short 2019. 9. 17. 22:49
정말 웃기다. 이 사진을 보면 정말 정말 힘들었던 해운대에서의 삶이 떠오른다. 그렇게나 벗어나고 싶었고 또 힘들었던 그때의 삶이 요즘 들어 아니 전역 후에도 가끔 생각난다. 꿈에서도 나온다.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? 이런 종류의 생각들. 참 역설적이다. 가장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리워지다니. 사실 그립다기보다는 뭔가 아련한 느낌.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내 삶이 힘들 때마다 찾아와 말해준다. 그때는 그래도 정신은 깨어있었는데. '돌아가고 싶다'라는 생각을 아주 가끔. 정말 아주 가끔 한다. 죽을 것 같던 그때로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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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Story/Short 2019. 9. 13. 00:44
모르고 살았네.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조차. 세상이 이렇게 어지럽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이렇게나 많은데 나 혼자 잘 살겠다고 공부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. 고작 회사에 들어가서 반도체나 깔짝깔짝 하자고 나는 대학에 왔나. 진정한 지성인이라면 행동해야 한다. 내 일이 아니더라도 그것이 불의하다면 발 벗고 나설 수 있고 또 정부와 학교가 나의 신념과 다르다면 자기 이름 석자를 걸고 당당히 다른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사회에서의 나의 역할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. 하지만 우리 학교 아니 나는 어떠한가. 그저 하루를 때워가기에 바빠 나 하나 건실하자고 죽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. 율전에는 단 한 번이라도 이런 활발한 토론의 장이 있던 적이 있었던가. 정말 처음으로 우리 학교가 부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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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8Story/Short 2019. 9. 13. 00:39
밤늦게 누구를 기다리다가 어떤 한 남매를 보게 되었다. 소주 판촉원으로 보이는 그들은 밤 1시가 넘은 시간이 돼서야 비로소 집채만 한 캐리어를 두 손으로 들고 집으로 향한다. 고달픈 그들의 삶을 관조하며 생각한다.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저 청춘은 얼마냐 안쓰럽고 가냘프더냐. 세상의 온갖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저 두 어깨가 참 안쓰럽다. 저 어깨의 무거운 짐 내가 조금만이라도 들어줄 수 있었으면. 지친 하루의 끝에 미처 다 팔지 못한 팸플릿을 해진 캐리어에 꾸깃꾸깃 집어넣으며 그들은 얼마나 좌절했으랴. 이제껏 삶은 그대에게 얼마나 혹독했으랴. 그는 내일의 삶과 내 밑의 가족을 생각하며 쓸쓸한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는다. 멀어져 가는 캐리어를 바라보며 나는 소리 없이 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