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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8Story/Short 2019. 9. 13. 00:39
밤늦게 누구를 기다리다가 어떤 한 남매를 보게 되었다. 소주 판촉원으로 보이는 그들은 밤 1시가 넘은 시간이 돼서야 비로소 집채만 한 캐리어를 두 손으로 들고 집으로 향한다. 고달픈 그들의 삶을 관조하며 생각한다.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저 청춘은 얼마냐 안쓰럽고 가냘프더냐. 세상의 온갖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저 두 어깨가 참 안쓰럽다. 저 어깨의 무거운 짐 내가 조금만이라도 들어줄 수 있었으면. 지친 하루의 끝에 미처 다 팔지 못한 팸플릿을 해진 캐리어에 꾸깃꾸깃 집어넣으며 그들은 얼마나 좌절했으랴. 이제껏 삶은 그대에게 얼마나 혹독했으랴. 그는 내일의 삶과 내 밑의 가족을 생각하며 쓸쓸한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는다. 멀어져 가는 캐리어를 바라보며 나는 소리 없이 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