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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Story/Long 2020. 7. 3. 00:41

     

    우리집 귀염둥이 우진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한다.

    그래서 오늘도 자기 전에 우진이를 씻기고 상으로 약속했던 자동차 광고를 보여주던 중이었다.

    광고를 한 3편째 봤나? 우진이는 다른 광고를 보고 싶었는지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며 '이거 안 볼 거야!' 했다.

    그렇게 그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걱정이 됐다

    그래서 내가 잠시 유튜브를 멈추고

    보는 것은 좋지만 밤 11시이니 크게 소리 지르면 안 된다고,

    다들 자고 있으니 삼촌이랑 조용히 보겠다고 약속하면 다시 보여주겠다고 했다.

    그랬더니 우진이는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면서

    "안 해!", "싫어!"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.

    그래서 당황한 나는 우진이에게

    '조용히 하면 보여줄게, 이거 어려운 거 아니잖아 우진아ㅠㅠ다들 자는데 시끄러우면 자다가 아야 해' 했다.

    하지만 그랬는데도 우진이는 "싫어", "제발ㅠㅠㅠ" 하면서 떼를 쓰는 것이었다.

    그렇게 우진이와 한 5분을 실랑이를 벌인 후

    결국 우진이가 그 작은 손으로 주먹을 쥐어 눈가를 몇 번 쓱 비비더니만

    내 손을 잡고 나가자고 했다.

     

    .

     

    그렇게 우진이를 재우려고 방에서 우진이를 토닥토닥하는데

    아까 그 조그마한 두 손을 뭉쳐서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사진처럼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더라.

    나도 어렸을 때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는데

    그때마다 아빠 엄마가 '안돼' 하면서 하지 말라고 했을 때 정말 슬펐었는데...

    자꾸 그 모습이 생각나다 보니 우진이에게 정말 미안하더라.

    그래서 우진이에게

    "아까 삼촌이 못 보게 해서 미안해ㅠㅠ 다들 자는데 시끄러우면 싫어할까 봐 그랬어. 미안해 우진아"라고 말했다.

    그러자 갑자기 우진이가 나를 꼭 안아주면서 이러더라.

     

    " 짬쮼(삼춘) 괜찮아. 빠방이 안 봐도 돼. 걱쩡 마 "

     

    .

     

    사실 우진이는 떼쓴 게 아니었다.

    우진이는 내가 이제 그만 보자고 하는 걸로 오해했던 것이다.

    자기가 하기 싫었던 샤워랑 청소랑 집안일 다하고 상으로 나랑 자동차 광고 보는 것만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

   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내가 그만 보자고 하니까 얼마나 슬펐겠는가.

    '남들이 자는 늦은 밤이니 조용히 하자. 약속하면 보여줄게'라는 말은

    우진이에게 이해하기 너무 어려운 말이었던 것이다.

    그래서 내가 "약속~~"하면서 했을 때도 "안 해!" "싫어!" 했었던 것이고

    내 손을 붙잡으면서 제발 조금만 더 보자면서 그렇게 서럽게 울던 것이다.

    그랬던 애가 다 큰 어른인 나를 토닥토닥해준다.

    자긴 괜찮다고. 삼촌 걱정마라고.

     

    .

     

    정말 착한 애다 우진이는.

    나는 가끔 우진이가 천사라는 생각을 한다.

   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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