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
9Story/Long 2020. 5. 6. 21:53
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.
그런 사람은 잊기가 참으로 어렵다.
'이젠 나에게서 그의 향기가 안 나는구나' 싶다가도
문득,
정말 갑자기 문득
생활 속에서 배어 나오는 그의 체취에
깜짝 놀라곤 한다.
.
오늘도 사진첩을 보다가
한동안 그냥... 눈을 감고 생각했다.
그의 향기가 난다.
사진만 봐도 그 당시의 상황과,
내 얼굴을 스치던 바람의 온도와
나를 볼 때 'ㅅ'자가 되는 입술
그리고 그가
고스란히 느껴진다.
.
눈을 감고 잠시. 아니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를 추억한다.
그의 향기가 난다.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.
때로는 보고 싶다.
고요하게 서글프다.
.
가장 소중했던 부분을
어찌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떼어낼 수 있을까
게으른 나는 아직도 마음 정리가 안됐나
구속은 이별한 후에 시작된다더니